
“형준아. 나 너 좋아하는 거 같아. 나랑 사귈래?”
고백의 정석. 이렇게 해서 사귄 여자애가 4명 정도 된다. 부랄친구는 해당사항이 아니었나보다. 송형준은 입을 벙하니 벌리고 날 쳐다보다가 겨우 ‘싫어.’ 라고 한 마디 했다. 심장이 시큰했다. 목이 매여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나도 겨우 ‘그래...?’ 했다.
울지는 않았다. 집에 도착해서 마음을 다잡았다. 아부지를 불렀다. 아부지. 어, 그래 아들. 좋아하는 애가 생겼는데 차였습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아들. ……. 매우 구식인 대답에 가만히 방으로 들어왔다.
그럼 그 나무는 기분 오지게 더럽겠네. 투덜거리면서 침대에 대자로 엎어졌다. 난 처음으로 차였다. 충격적이긴 했지만 눈물은 나오지 않는다. 아, 아닌가. 너무 충격적이라서 눈물이 안 나오는 건가...
나는 송형준을 다른 느낌으로 좋아했다. 내가 지금까지 좋다고 고백했던 여자애들을 생각하며 딸을 친 적 없다. 딱히 떠올려도 아랫배가 땡기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송형준 볼따구, 종아리, 귓불.., 상상만 해도 거시기가 찌릿하다.
송형준을 생각하며 딸잡이를 하게 된지는 1년 정도 됐다. 송형준이 실수로 내 고간에 손을 댄 날에는 3번까지도 했다. 사실 1학년 2학기 때까지만 해도 이게 송형준을 좋아하는 거라고 자각하지 못했다. 2학년이 되고 꿈에서 송형준은 어깨선을 드러낸 채 나에게 키스를 했다. 송형준이 내 자지를 만져줄 때쯤 나는 꿈에서 깼다. 그리고 축축하게 젖은 팬티와 마주했다. 그래. 그때 깨달은 것 같다.
난 씨발……. 게이였던 것이다. 당연하게도 나는 송형준이 나만큼, 그리고 지금까지 나와 사귀었던 여자애들만큼이나 단순할 줄 알았다. 그래서 깨닫고 난 후 5일 만에 고백을 한 것뿐이다. 생각해보니 송형준은 개새끼다. 저번에 츄파츕스 존나 작은 거 하나 줬다고 사귀어준 여자애는 뭔데. 침대에 누워있다 말고 몸을 뒤집어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너무 억울해서 입술이 비죽 튀어나온다.
결국 그렇게 잠이 들었다. 아, 아니다. 고백을 거절한 송형준이랑 갑자기 그 자리에서 떡치는 상상을 해버려서 한 발 빼고 잤다. 결론은 퀭한 얼굴로 송형준을 마주했다. 송형준은 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날 한 번 쳐다보고 기함을 했다.
등교를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송형준은 나를 의식하는 것 같았다. 어제 그렇게 대차게 까놓고선……. 김소라랑 페메하는 송형준을 살짝 흘겨봐줬다. 송형준은 오늘도 여기저기서 누군가 말을 걸어온다. 송형준이 의도치 않게 감아버린 인간들은 하루라도 송형준을 못 보면 못사는 것인가. 하긴 당장 나도 그런데...
“형준아, 형아 반 안 놀러올래?”
“형 알잖아요. 저 저번에 무릎 까진 거. 계단 잘 못 올라가요.”
“아, 그래? 그라믄 어쩔 수 없고.”
개소리하네. 송형준은 3달 전부터 무릎이 까져있다. 송형준의 주장으로는 그렇다. 그리고 계단 잘 못 올라간다면서 방금 지가 등교할 때 올라온 곳은 어떻게 설명할라고? 그래도 같은 고향이라고 오냐오냐 해주는데 송형준은 얼굴 하나 안 쳐다보고 그 형에게 구라를 깐다. 목소리만 애교스럽고, 표정은 세상 귀찮은 표정.
송형준이 나에게도 그러는지 솔직히 엄청 궁금한데 물어봤다가 본전도 못 찾을 것 같아서 아직까지도 안 물어봤다. 결론은 그거다. 송형준이 나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고추털만큼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사실 없었는데 요즘 좀 나고 있길래 한 비유이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고백을 한 번만 해서 그런 게 아닌가? 아부지 말대로라면 난 이제 10분의 1 정도의 노력을 한 것이다. 송형준은 나무가 아니라서 10번 고백해봤자 소용없을 수도 있다. 일단 해보는 거지. 뭐.
“뭔 생각하냐. 입술 튀어나와서 한국판 피노키오 보는 줄.”
“피노키오는 코가 튀어나왔거든. 어렸을 때 책 안 읽은 거 티내죠?”
“아, 강민희 개새끼.”
동아리 시간 도중에 송형준 생각하느라 입술을 내밀고 있었나보다. 송형준보다 더 오래된 부랄친구인 홍채연은 아니나 다를까 시비를 걸어온다. 하지만 내 노련한 대답에 인상을 팍 쓰며 뜨개질바늘로 내 머릴 후린다. 아, 존나 아파. 세상 짜증내며 돌아보자 눈썹 한 번 들썩여주고 뜨개질을 계속 한다.
나는 뜨개질부에서 가장 뜨개질을 잘 한다. 손이 빠른 편이라 다른 얘들 한창 뜨고 있을 때 나는 실 하나 다 썼다. 풀어서 다시 뜨고 또 뜨고를 반복하다가 결국 실을 하나 더 사서 길게 뜨고 있는 중이다.
“너 근데 그거 누구 줄 거야?”
“…….”
“나 줘라.”
“시름. 니 주느니 차라리 송형준 줌. 송형준 줌……? 송형준 줌!!!!!”
미친놈인가……. 홍채연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그러든가 말든가 나는 좋은 방법을 찾은 느낌이다. 목도리 떠서 송형준한테 주면 고백을 받아줄지도 모른다.
“송형준 주게?”
“엉.”
“개새끼 아니냐. 진짜? 나 주기 싫어서 걔 주는 거 아녀. 니 포경수술할 때 무섭다고 해서 같이 가준 거 존나 후회하는 중이다. 내가 니를 그렇게 키웠냐?”
“아 씨바. 홍채연 조용히 말하라고. 너 그거 송형준한테 말 했냐?”
“니은. 저번에 말했다고 장난쳤더니 너 진심으로 울려고 했잖아.”
알면 말하지 마. 죽을 때까지. 신신당부를 하자 홍채연이 존나 질린다는 듯 지 짝녀한테 총총 가서 말 건다. 나는 혼자서 고백멘트를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나 좋은 놈이다. 라는 것을 어필해야한다. 저번에 너 아팠을 때 병문안 간 거 나밖에 없었잖아. 콧물 좀 나는 거 가지고 학교 가기 싫어서 그런 거 다 아는데 간 거 나뿐이잖아. 니 방 들어갔더니 니 침대에 누워서 폰 존나 하고 있었잖아.
……. 이런 것도 고백이라고 쳐주나? 다리를 꼰 채 허리를 수그리고 있었던 탓인지 온 몸이 쑤신다. 나는 내가 모르는 사이에 코가 두 개 늘어난 목도리를 마무리 지었다.
하교를 하는데 송형준이 배가 고픈가보다. 눈은 똘망똘망한데 볼은 발효시킨 반죽처럼 뽀얗게 부풀어있다. 동아리 시간에 퍼질러 잤나보다. 캘리그라피부 부장이라고 했던 거 같은데……. 나름 특혜인가?
고백도 식후경이라고 송형준을 데리고 한솥을 왔다. 오늘은 내가 쏜다. 라고 하니까 오늘 처음으로 내게 웃어준다. 킁하고 한 번 콧소리 한 번 내고 자리에 앉았다. 치킨마요 두 개랑 떡볶이 시키고 가방 속에 있는 빨간 목도리에 신경을 집중한다. 너 곧 꺼낼 거니까 대기타라.
“아, 오늘 희찬인가? 그 형이 자꾸 뒤에서 끌어안았어.”
“아는 형인데. 야구부 맞지.”
“맞아. 담배냄새 오져……. 니 로션냄새가 그리웠다.”
지금 웃으면 미친놈이다. 근데 웃어버렸다. 다행히 송형준은 내 손 가져다가 냄새 맡느라 눈치를 못 챘다. 로션 바르는 습관은 중딩 때부터 생겼다. 엄마가 무슨 달콤한 향이 나는 로션을 사다줬는데 바르는 느낌이 싫어서 겨울만 되면 그렇게 엄마랑 다퉜다. 그러나 결국은 엄마가 발라주는 걸로 합의 봤었는데 머리가 크고 나서는 내가 직접 바르기 시작했다.
아침마다 바르면서 이걸 왜 하고 있지... 항상 그런 생각을 했는데 이제 알 것 같다. 송형준과 향기로운 커플이 되려고 그랬구나! 음식이 나오고 송형준은 치킨마요 비비느라 바쁘다.
“야, 송형준.”
“왜.”
“먹으면서 들어라.”
송형준은 한 술 뜨면서 대충 고개를 끄덕인다. 어웅, 마시써. 하면서 맛있다는 듯 인상을 쓴다. 가방에서 주섬주섬 목도리를 꺼냈다. 모냐, 그거? 눈치는 오지게 빠르다.
“너 거야.”
“나 생일 지났는데?”
“그거랑 다른 선물.”
“고맙다? 일로 줘봐.”
이, 이게 아닌데……. 내 의지와는 상관없게 이미 목도리는 송형준에게 넘어갔다. 송형준이 존나 쪼개면서 목도리에 생긴 구멍에 손가락을 넣어본다. 엉성하게 뜬 목도리가 쪽팔려서 얼굴이 홧홧해진다. 숟가락 내려놓고 목에다가 빨간 목도리를 훌훌 두르고 날 쳐다보는데 이상하게 이 순간에 자지가 움찔한다.
“어제 내가 했던 말 있잖아.”
“아, 뭐. 사귀자고?”
“…….”
“너느은, 이렇게 하지말고 좀 더 각을 잡고 해봐. 한솥에서 하면 누가 받아주냐?”
“너 저번에 사탕 준 얘랑 사귀었다며.”
“넌 남자잖아. 나 남자한테 고백 받는 건 처음이거든? 처음 받은 게 어제 그거라니……. 그건 구려서 고백으로도 안 칠 거야. 더 멋지게 함 해봐봐.”
“그럼 뭐라고 해.”
“몰라. 내가 마음에 들 때까지. 목도리는 나 주는 거지?”
그렇게 나는 성과 없이 집에 돌아왔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나……. 또 차임? 전신거울 앞에 서서 머리를 쓸어올리며 용안을 살피는데 새삼스레 또 차인 게 억울하다. 어쩌다가 송형준 그 개새끼를 생각하며 딸을 치게 되어서…….
언제 한 번 홍채연이 웹툰을 보고 있길래 보여 달라고 했다가 처음으로 비엘웹툰이란 것을 보게 됐다. 하여간 건장한 남자애가 고백하니까 송형준 같이 생긴 남자애가 얼굴 시뻘게지더니 눈물을 흘리고 고백을 받아주는 그런 내용이었다.
현실은 송형준처럼 생긴 애들은 거의 없고 만약에 있다면 대부분이 성격이 송형준 같을 것이다. 자신의 외모를 200% 활용하는 놈. 송형준 나쁜 놈. 그리고 웹툰에서는 세상 수줍어하지만 현실은 내가 고백했더니 더 멋지게 고백하라고 훈수까지 둔다.
홍채연은 그런 것도 보니까 왠지 나보다 남자간의 사랑에 빠삭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옆집에 사는 홍채연에게 같이 가자고 문자를 보내놓고 바로 송형준에게 카톡을 했다.
[내일은 나 홍채연이랑 간다]
[니 먼저 가]
[??]
[같이 가면 되잔]
[둘이서만]
[할 얘기 있음]
[연애상담 하게?]
[ㅅㄱ ㅋㅋㅋ]
[...]
개빡친다. 송형준같이 생긴 놈(그냥 송형준인데 방금 말했던 그 웹툰이 생각났다.)은 말도 존나 기분 나쁘게 한다. 머리를 베개에 퍽퍽 박았다. 그렇게 선잠을 잤다. 고백 멘트를 생각하느라고 그런 거냐고 묻는다면……. 맞다. 그리고 홍채연한테 괜찮냐고 물어볼 거다.
홍채연은 짝녀와 학교를 같이 가기 위해 빨리 일어난다. 짝녀가 선도부라서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일찍 일어났다. 현관문 열자마자 반쯤 죽어가는 홍채연이 보인다. 사랑이 뭐라고 내 첫 번째 부랄을 이렇게 힘들게 하는가…….
하여간 홍채연은 뭐냐? 하면서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나랑 같이 등교를 해준다. 너랑 결혼도 하고 싶다고 생각해. 나랑 사귈래? 이건 어때. 한국에선 동성결혼 합법 아님. 기각. 같은 대화를 하면서 가는데 눈앞에 홍채연 짝녀의 뒷모습이 보인다.
“어? 야. 너 이제 쟤랑 가셈.”
“별로 안 친해.”
“등교 같이 한다며.”
“글킨 하지.”
“근데?”
“대화를 하면서 가지는 않아. 그냥 이렇게 서로 앞뒤로 있으면서 걸어가.”
? ??? ??????? 홍채연에게 뭔 개소리냐는 듯 시선을 보내니 머쓱한 표정을 하고 있다. 그냥 저 뒷모습이라도 보려고 아침마다 개 똥꼬쇼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홍채연이 가오가 죽어서 기분이 더러웠는지 갑자기 한소리한다.
“누나가 보여줄게. 고백하는 거.”
홍채연을 말리려고 하는데 이미 뛰어서 짝녀 옆으로 갔다. 짝녀가 존나 놀란다.
“예림아, 안녕.”
“응, 안녕.”
“어제 내가 너 좋다고 했잖아.”
“응.”
“기분이 어땠어?”
“어떠긴……. 좋았지. 누가 나 좋다는데 기분 나쁠 게 뭐있어.”
“그럼 나랑 사귀자. 내일 오에스티가서 커플티 맞춰줄게.”
짝녀가 아, 뭐래. 하고 꺄르르 웃는다. 홍채연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게 보인다. 민망했는지 내 쪽으로 다시 온다. 그래도 짝녀가 기분 나빠하진 않는 것 같다. 마음만 먹으면 달달한 말 마구 내뱉을 수 있는 홍채연이 부러웠다. 홍채연은 그 후로 말이 없었다. 너무 긴장했는지 숨만 막 들이쉴 뿐이었다.
생각해보니 송형준이 날 싫어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다시 고백하란 얘기는 받아줄 생각이 있다는 거니까. 그렇게 나는 세 번째 고백을 준비한다. 송형준이랑 사귀기 3일 프로젝트도 아니고 오늘은 왠지 받아줄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일주일에 5000원이 용돈인데 어제 한솥에서 4600원 썼다. 결론적으로 나에겐 저저번주 용돈인 5000원과 어제 남은 돈인 400원, 도합 5400원이 지갑에 남았다. 매점으로 가서 송형준이 좋아하는 나나콘이랑 썬키스트를 샀다. 너무 떨려서 울까봐 나를 위해 하리보도 샀다.
송형준 반으로 가자 무표정으로 쿠키런 조지는 송형준과 그 뒤에서 엉거주춤 허리를 숙여 송형준을 끌어안고 있는 이희찬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매우 언짢다. 한 번 째려봐주고 방으로 성큼 들어가니 송형준이 바로 돌아본다. 이희찬이 머쓱하게 송형준에게서 떨어진다.
“왔어?”
송형준이 책상 위에 올려둔 목도리를 두르더니 일어서서 나가자. 라고 한다. 박력있다. 고백하는 인간이 설레어하고 있다. 큼, 하고 목을 가다듬고 학교 밖으로 나왔다. 분리수거장으로 이어지는 계단에 앉았다. 송형준이 추운지 입목도리에 슬쩍 얼굴을 묻는다.
“얼른 해.”
송형준의 두 손을 끌자 웬 일로 말없이 잡혀준다. 손에 들리는 나나콘과 썬키스트에 이게 뭐냐는 듯 바라보다가도 말없이 분위기도 타준다. 손이 왜 이렇게 차……. 송형준이 손이 많이 차가웠는지 두 무릎 위에 주전부리를 올려놓고 패딩 안으로 손을 쏙 넣는다.
“일단, 일단은 내가 너 진짜 좋아해.”
“언제부터?”
“아마도 작년…….”
“내가 왜 좋아?”
손이 벌벌 떨리기 시작한다. 송형준이 얼굴을 반쯤 묻고 있어서 어떤 기분인지 알 수가 없다. 시선을 바닥에다 쳐박았더니 송형준이 야, 말해봐. 하자 이제야 정신이 좀 든다.
“너만 보면……. 기분이 좋아져서, 그래서, 너무 사귀고 싶어서…….”
“그래서.”
“내가 대충, 계획을 짰어. 일단 이번 년도까지 연애를 하고, 킁, 그리고 우리가 공부는 해야할 거 아냐. 그래서 잠깐 헤어지는 거야. 그러고 나서 이제 대학을 가겠지? 그러면 다시 사귀는 거야. 그리고 동거를 하자. 그 다음엔,”
“아니, 야. 잠깐만.”
눈시울이 와방 붉어져선 송형준의 말에 고개를 숙인 채 손가락 접어가며 계획을 나열하다가 고개를 들었다.
“멋지게 고백하는 게 미래의 일을 계획해준다고 되는 게 아니란 말이지.”
“…….”
“그렇다고 삐까뻔쩍한 말 늘어놓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긴 하지.”
그럼 어쩌라고 개새끼야 하려는데 송형준이 목도리를 한 손으로 걷고 습기가 차서 촉촉해진 입술을 가져다가 나한테 대뜸 뽀뽀를 한다. 지금까지 여자친구과도 뽀뽀를 해봤지만 기분이 달랐다. 심장이 입 밖으로 나올 것 같았다. 근데 그게 입 밖으로 나오면 송형준이 징그러워서 다시 입술을 들이밀지 못할 것이다.
“너 나 진짜 좋아해?”
고개를 사정없이 끄덕이자 송형준이 킥킥 웃다가 그래, 그럼 사귀자. 하고 나나콘 껍질을 깐다. 송형준이 그냥 귀찮아서 내 고백을 받아준 걸까봐 걱정이 된다. 나나콘 껍질을 다 깐 송형준의 두 손을 가져다가 내 두 손으로 꼭 붙들고 입을 맞췄다.